2018년 6월 21일 목요일
46 소이비도 제3권 신과 사람
신과 사람
이 일검에 관련되어 있는 일은 실로 너무나 막중한 것이었다. 낭천의 오늘 이후의 모든 인생이 이 일검의 독수로 결정지어지는 것이다.
만약 이 일검이 득수를 한다면 낭천은 지난 번 패배의 치욕을 모두 잊고 오늘부터 정신을 가다듬고 진정한 용기있는 사내대장부로 다시 출발을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만약 이 일검이 실패를 한다면 그는 설사 살아 있다고 하더라도 여봉선이 말했듯이 죽느니만 못한 것이다.
때문에 이 일검은 오로지 성공만 있어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 일검이 정말로 득수를 할 것인가.
검빛이 허공에서 번뜩이더니 이내 사라졌다.
창!
한데 날카로운 금속성 소리가 터지더니 검이 잘라졌다. 낭천은 뒤로 물러섰고 수중에 절반으로 쪼개진 검을 들고 있었다. 잘라진 절반은 여봉선의 손가락 사이에 끼여져 있었다. 그러나 검끝은 이미 그의 어깨를 찌르고 있었다.
여봉선은 비록 낭천의 검을 잡았지만 약간 늦게 출수한 것이 틀림없었다. 붉은 선혈이 여봉선의 어깨에서 흘러내렸다.
기어코 낭천은 득수를 했다.
낭천의 얼굴에 일종의 표현할 수 없는 특이한 광채가 번뜩였다. 바로 승리의 광채였다. 여봉선은 여전히 아무런 감정도 없이 냉랭하게 낭천을 주시하고 있었다.
절단된 검은 아직 여봉선의 어깨에 꽂혀 있었는데 여봉선은 그것을 뽑아낼 생각도 하지 않았다.
낭천도 그 자리에 묵묵히 서 있었는데 더 이상 출수할 기미를 보이지 않는 것 같았다. 그의 그간 쌓이고 쌓였던 고뇌가 이 일검으로 인해 완전히 표출되었다. 하지만 낭천이 바라는 것은 오직 승리뿐이지 남의 생명이 아니었다.
그런데 여봉선은 아직도 그가 출수하기를 기다리고 있는 듯 한참 후에야 무겁게 입을 떼었다.
"매우 멋있었소."
이 한마디의 뜻은 명확한 것이다. 이런 사람의 입에서 이런 말을 들을 수 있는 자체가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매우 기쁘고 또 우월감을 느끼게 만들었다. 그러나 여봉선은 가기 전에 다시 한마디를 첨부했다.
"초류빈의 말이 과연 맞았소. 결코 당신을 잘못 보지 않았소."
이 말은 무슨 뜻인가. 초류빈이 그에게 무엇이라 말을 했다는 말인가.
낭천은 우두커니 그 자리에 서 있었다. 여봉선의 모습은 점차 밤안개 속으로 사라지고 있었다. 여봉선이 사라지고 나자 초류빈의 웃는 얼굴이 즉시 나타났다.
초류빈은 힘껏 낭천의 어깨를 내리치며 크게 소리내어 웃었다.
"하하하...역시 자네답군. 이 세상엔 본래부터 패하지 않는 장군은 없네. 조물주까지도 패한 적이 있는데 하물며 인간이야 말해서 무엇하겠는가?"
초류빈은 더욱 밝게 웃으며 말을 계속했다.
"그래서 난 오늘부터 더욱 자네에 대해 믿음을 갖게 되었네."
낭천이 갑자기 그의 말을 가로챘다.
"그렇다면 제가 오늘부터 그 어떤 싸움이든지 영원히 패하지 않을 것이라는 말입니까?"
"여봉선의 무공은 그 어떤 사람보다 결코 약하지 않네. 그런데도 자네의 검을 피하지 못했으니 이제 이 세상에선 자네의 검을 피해낼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걸세."
그러자 낭천은 풀이 죽어 있었다.
"그렇지만...이번에 저는 간신히 이긴 것 같았습니다."
초류빈은 의외라는 듯 되물었다.
"간신히 이겼다고?"
낭천은 힘없이 대꾸했다.
"출수하는 반응이 그전보다 빠르지 못했다는 말입니다."
"누가 그러던가?"
"그렇습니다. 다른 사람은 말하지 않아도 나 자신만은 분명히 느낄 수 있습니다."
낭천의 눈길은 아직도 여봉선이 사라진 방향을 쫓고 있었다. 낭천은 다시 천천히 말을 이었다.
"그는 본래 저를 이길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그의 출수는 절대 저보다 느릴 수가 없습니다."
"그의 무공은 확실히 높네. 어쩌면 자네보다도 높을지도 모르네. 그렇지만 자네는 매우 좋은 기회를 포착했네. 이것이 바로 남들이 자네를 따르지 못하는 절대적인 힘이네. 그래서 자네가 승리를 한 것일세. 알겠는가?"
초류빈은 빙긋 웃으며 다시 말을 계속했다.
"그렇기 때문에 여봉선이 비록 패하기는 했지만 아무런 불만이 없었던 걸세. 그같은 사람이 자네에게 패배를 시인했는데 자네는 그래도 자신에게 믿음을 갖지 못하겠는가?"
웃었다. 낭천은 결국 웃고 말았다. 심한 타격을 받은 사람에게 있어 친구의 위로보다 더 귀한 것이 이 세상에 또 어디 있겠는가.
초류빈은 가만히 그의 어깨를 다시 한 번 쳤다.
"어쨌든 이 일은 마땅히 축복을 해야 하는 것이네. 그래, 자네는 무엇으로 자축하고 싶나?"
낭천은 초류빈에게 이끌려 호쾌하게 웃었다.
"하하하...물론 술이죠. 술밖에 또 뭐가 있겠습니까?"
"맞았네. 축하를 할때 술이 없다면 반찬을 만들 때 양념을 넣지 않는 것이나 마찬가지일세."
"그리고 그것은 반찬을 만들 때 양념을 골고루 집어넣지 않은 것보다 더욱 맛이 없는 것입니다."
그렇다. 그것은 정말 남녀가 사랑을 나눌 때 일곱여덟 겹의 옷을 입은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낭천은 잠이 들었다. 술은 과연 기묘한 것이었다. 그것은 사람을 매우 기쁘게 만들 뿐만 아니라 편안히 잠을 자게도 만드는 것이다.
이 며칠 동안 낭천은 거의 잠을 자지 못했다. 아니 잠을 잤다 하더라도 그는 매우 빨리 깨어났다. 그래서 낭천은 자기가 집에 있을 때는 드러눕기만 하면 돼지처럼 세상 모르고 곯아 떨어졌던 것이 몹시 이상했다.
낭천이 잠이 들자 초류빈은 홀로 객잔을 나왔다. 길 한모퉁이를 돌아서자 또 다른 객잔이 있었다. 초류빈은 그 객잔을 쳐다보고 한동안 있다가 갑자기 객잔의 후원으로 뛰어 들어갔다. 이 밤에 그는 어째서 이 객잔으로 들어온 것일까.
새벽이 되어가는데 후원의 한 방에는 아직도 불이 꺼지지 않고 있었다. 초류빈이 가볍게 두드리자 안에서 즉시 회답이 왔다.
"초류빈이오?"
"그렇소."
초류빈의 말이 끝났을 때 문이 열리고 여봉선의 모습이 나타났다. 여봉선, 그가 어째서 이곳에 있는 것일까. 그리고 초류빈은 그가 이곳에 있다는 것을 또 어떻게 알았을까. 이들 두 사람 사이에 무슨 비밀 약정이라도 있었다는 말인가.
여봉선은 입가에 냉막한 미소를 떠올리며 입을 떼었다.
"초류빈은 과연 신용을 잘 지키는 사람이구려."
그러자 한 소녀의 맑은 음성이 이어 들려왔다.
"제가 아까도 말했지만 그가 대답만 하면 절대 약속을 어기는 사람이 아니에요."
여봉선의 뒤에 서 있는 사람은 바로 설영령이었다. 설영령이 어째서 여봉선과 함께 있는 것일까. 그리고 초류빈은 또 무엇에 응답했다는 말일까.
방안에 비치고 있는 등불은 황금색이었다.
초류빈의 표정은 매우 창백했다. 그는 묵묵히 방으로 들어가 여봉선에게 심심히 인사를 올렸다.
"감사하오."
여봉선도 담담하게 입을 떼었다.
"감사할 필요까지는 없소. 이것은 순전히 거래이므로 누구에게도 감사할 필요는 없는 것이오."
초류빈 역시 담담하게 웃었다.
"이런 거래는 그 누구나 승낙할 수 없는 것이므로 감사를 드려야 마땅한 것이오."
여봉선도 이 말에는 동의했다.
"아닌 게 아니라 확실히 특이한 거래였소. 당신이 영령을 시켜 내게 말을 하라고 했을 때 난 정말 깜짝 놀랐소."
"그래서 난 그녀로 하여금 자세히 해석해 드리라고 한 거요."
여봉선은 빙긋 웃었다.
"사실 해석할 필요는 없었소. 나도 이미 알고 있었으니까 말이오. 당신이 나에게 고의로 져 달라고 한 것은 그가 이것으로 인해 다시 용기를 갖게 하기 위해서라는 것 말이오."
"맞았소. 그는 확실히 내가 이렇게 할 가치가 있는 사람이오."
여봉선은 가늘게 눈을 떴다.
"그러나 당신은 그의 친구라 물론 그렇겠지만 나는 다르오...난 이 세상에서 이처럼 내게 황당무계하고 무리한 요구를 하는 사람이 있을 줄은 정말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었소."
"그렇지만 당신은 승낙을 했소."
여봉선은 눈을 칼날같이 예리하게 뜨며 그를 노려보았다.
"당신은 내가 승낙할 것을 알고 있었다는 말이오?"
초류빈은 고요히 웃었다.
"나는 최소한 자신이 있었소. 나는 이미 당신이 범상치 않은 사람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오. 오직 당신같이 범상치 않은 사람만이 이런 범상치 않은 일을 승낙할 줄 알고 있었소."
초류빈의 말이 계속되는 동안 여봉선의 눈빛은 점차 부드러워졌다.
"그렇다면 그가 내 목숨을 앗아가지 않을 것이라는 것도 알고 있었소?"
여봉선은 길게 탄식을 내뿜었다.
"당신은 과연 그를 잘못 보지 않았고, 나 또한 잘못 보지 않았소."
여봉선은 여기까지 말했다가 갑자기 냉소를 쳤다.
"하지만 내가 당신에게 그로 하여금 일초만 득수하게 하겠다고 말한 것은 그가 만약 다시 출수를 한다면 난 그의 목숨을 없애 버리겠다는 뜻도 포함되어 있었소."
초류빈의 눈이 번쩍 하고 빛났다.
"진정으로 당신에게 그런 자신이 있었소?"
여봉선은 즉시 되물었다.
"왜, 믿지 못하겠소?"
이 순간 두 사람은 예리하게 눈을 마주보았다.
초류빈이 빙그레 웃으며 먼저 말문을 열었다.
"글쎄 지금은 모르지만 훗날엔 결코 그렇게 되지 않을 것이오."
여봉선은 초류빈의 눈길을 피했다.
"나는 본래 승낙을 하지 않았어야 되는 것이었소. 그가 살아 있으면 내겐 큰 위험이 될 거요."
"그러나 위험을 좋아하는 사람이 있소. 가장 좋은 자극제로 자극이 있어야만 진보도 있기 때문이오. 만약 어떤 사람이 정말 신의 경지에 도달한다고 하면 그는 아무도 자기에게 위협을 주는 사람이 없고 또 상대할 사람이 없는 까닭에 차츰 고독해지다가 나중엔 다시 퇴화를 하는 거요."
여봉선은 그의 말을 듣고 한참 동안 머뭇거리다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어쩌면 그 말이 맞을지도 모르오. 하지만 내가 승낙을 한 것은 비단 이 이유 때문만은 아니었소."
초류빈은 이미 알고 있었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당연히 아니겠지요."
"내가 당신에게 승낙을 해 준 것은 당신의 그 교환조건이 매우 좋았기 때문이오."
"좋은 조건이 아니면 어떻게 거래를 할 수 있겠소?"
여봉선은 안색을 고치고 본론을 꺼냈다.
"당신은 그저 내가 당신의 조건을 들어주면 당신도 내 조건을 들어 준다고 했소."
"그렇소."
"하지만 당신은 그것이 어떤 일이라고는 아직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소."
"물론이오."
여봉선의 입가에 안개 같은 가느다란 미소가 피어올랐다.
"그래서 난 당신에게 그 어떤 일이라도 시킬 수가 있소."
"그렇소."
순간 여봉선의 눈빛이 냉혹하게 변했다.
"내가 만약 당신더러 죽으라고 한다면 당신은 어떻게 하겠소."
그러나 초류빈의 표정은 조금도 변하지 않았다.
"나의 목숨으로 그의 목숨과 바꾸는 것도 매우 공평한 일이오."
초류빈은 담담하게 대꾸하며 입가에 미소까지 띠었다. 마치 자기의 생명이 본래부터 그 자신의 것이 아닌 것처럼. 그는 조금도 관심을 두지 않았다.
이때 설영령이 몸을 갑자기 사시나무 떨듯 하더니 여봉선의 앞에 힘없이 두 무릎을 꿇었다.
"저는 당신이 절대로 그런 사람이 아니라고 믿고 있어요. 당신은 좋은 사람이에요. 그렇죠? 그렇죠?"
설영령의 말은 애원으로 젖어들고 있었으나 여봉선은 입을 꾹 다문 채 그녀를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여봉선은 계속 초류빈만을 바라보고 있었으며 마치 그의 목숨을 이미 취한 것처럼 말할 수 없이 냉혹했고 또 거만했다. 이런 사람일수록 남의 생사에 대해서는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
설영령은 멍하니 그를 올려다보았다. 그녀의 얼굴색이 점차 백지장처럼 창백해지고 몸도 심하게 떨었다.
설영령은 초류빈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그저 여봉선의 입에서 한마디만 떨어졌다 하면 초류빈은 즉시 죽을 것이라는 것도 잘 알고 있었다.
초류빈은 남을 위해 살 수 있는 사람이니만큼 남을 위해, 더구나 진정한 친구를 위해 후회없이 죽을 수 있는 사람이다. 어쩌면 죽음이라는 것이 사는 것보다 훨씬 쉬울는지도 모른다.
설영령은 또 여봉선의 사람됨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었다.
남의 생명에 대해서는 안중에도 두지 않는 사람, 이것이 바로 여봉선인 것이다.
"음....."
갑자기 설영령은 몸을 강하게 떨다 못해 그만 그 자리에서 기절을 하고 말았다. 차마 영봉선의 입에서 뱉어지는 말을 들을 수가 없었던 것이다.
기절이라는 것은 조물주가 인간에게 내려준 커다란 은혜 중의 하나이기도 하다. 사람들은 흔히 자신이 하기 싫은 일과 마주치게 되면 때때로 이 기절이라는 방법으로 도피한다.
그렇지만 초류빈은 여태껏 한 번도 도피를 해 본 적이 없었다. 초류빈은 계속 여봉선을 쳐다보며 마치 죽음을 기다리고 있는 것 같았다. 얼마의 시간이 지났는지 모른다.
이윽고 여봉선이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세상에 당신 같은 사람이 있을 줄은 정말 생각지도 못했소. 낭천이 당신 같은 친구를 사귈 수 있었다는 건 정말 복이 터진 것이오."
초류빈은 담담하게 웃었다.
"당신이 만약 그를 더 잘 알게 된다면 내가 그같은 친구를 사귀게 된 것이 더욱 복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될 거요."
두둔? 아니다. 결코 그것은 아니다. 이 얼마나 깊고 심오하고 또 위대한 우정이란 말인가.
여봉선의 차가운 눈초리에서 한 가닥 고독의 빛을 엿볼 수 있었다. 사람의 눈초리가 고독해 보인다는 것은 그가 우정을 갈망하고 있다는 표시이리라. 진정한 우정은 인간이면 누구에게서나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잠시 후, 여봉선은 냉랭히 입을 열었다.
"당신의 말뜻은 당신이 그를 위해서 목숨을 버릴 수가 있고 또 그가 당신을 위해 죽을 수 있다는 것이오?"
초류빈은 가볍게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을 뿐 입은 열지 않았다.
여봉선은 더욱 냉담한 어조로 물었다.
"당신은 지금 내가 이러한 상황에서 결코 당신을 죽일 수 없으리라는 것을 계산해 놓고 있으시겠지?"
초류빈은 여전히 입을 열지 않았다. 그 침묵은 통상적으로 두 가지의 뜻을 품고 있는 것이다. 이것은 바로 묵인과 항의인 것이다.
여봉선은 초류빈을 한참 동안이나 노려보더니 이윽고 탄식을 터뜨렸다.
"나는 확실히 당신을 죽일 수 없소...그것이 무엇 때문인지 당신은 알고 있소?"
이렇게 말한 그는 초류빈이 대답을 하기도 전에 다시 말을 이어갔다.
"그것은 당신이 영원히 이기지 못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오."
그는 잠시 말을 멈추더니 돌연 피식 웃었다.
"내가 당신을 죽이기를 원한다면 후에도 그럴 기회가 없는 것은 아니오. 하지만 그러한 기회는 이제 다시 만나지는 못할 것이오."
여봉선은 어떻게 해야 초류빈에게서 우정이란 감정을 쟁취하게 될 것인가에 대해 생각하고 있었다.
여지껏 묵비권을 행사하던 초류빈이 돌연 싱긋 웃으며 입을 열었다.
"아직도 기회는 있소!"
여봉선의 얼굴에 의아한 빛이 드리워졌다.
"기회가 있다고?"
초류빈은 표정을 침중하게 굳히고 입을 열었다.
"나는 당신에게 부탁할 것이 또 한 가지 있소."
그러자 여봉선은 매우 뜻밖이라는 듯이 한참 동안이나 초류빈을 똑바로 응시하더니 싸늘한 미소를 띠고 말했다.
"당신은 첫 번째 교역에 대해서도 그 대가를 치르지 않았소. 그런데 나더러 또 한 가지 일을 하라고 그러는 거요? 대체 무슨 교역이오? 우선 말이나 들어봅시다."
"이것은 교역이 아니라 내가 당신에게 부탁을 하는 것이오."
여봉선의 안색은 매우 담담했다. 하지만 그의 두 눈은 강한 광채를 발하고 있었다.
"교역이 아니면 내가 무엇 때문에 당신에게 응하겠소?"
"그것은 내가 당신에게 부탁을 하는 것이기 때문이오."
그의 대답은 매우 묘했고 심지어는 가증스럽기까지 했다. 이 말은 초류빈이 평상시에 할 수 있는 말이었다.
하지만 여봉선은 화를 내지 않았다. 그는 도리어 마음속으로 뭐라 표현할 수 없는 포근함을 느낀 것이다. 그것은 곧 초류빈의 눈에서 우정의 빛을 엿보았기 때문이다. 이것은 어쩌면 인간이 고독과 암흑 속에서 인도해 낼 수 있는 유일한 광채인지도 모른다. 또한 그것은 영원불변의 광채이며 적어도 생명이 존재하는 한 영원한 우정이 존재할 수 있다는 표적인 것이다.
여봉선은 표정을 온화하게 변화시키고 담담하게 말했다.
"다른 사람들에 의하면 초류빈 당신은 그 누구에게도 부탁이라는 말을 쓰지 않는다고 하던데 오늘 당신이 나에게 부탁을 하려 하다니, 나 여봉선이라는 인물도 보통 사람은 아닌 것 같구려."
초류빈은 빙긋 가벼운 미소를 머금었다.
"내 기왕에 당신에게 은혜를 입었으니 한 번쯤 더 입는 것도 무방할 것이오."
여봉선은 다시 미소를 지었다. 이것은 진심에서 우러나온 진정한 미소였다.
"장사를 하려면 가장 먼저 배워야 할 것이 바로 어떻게 하면 남에게 외상값을 잘 받아낼 수가 있느냐 하는 것이라고 그 누구도 말했듯이 당신도 역시 무시 못할 대단한 사람이군. 당신은 원래부터 장사를 했어야 제격이었소."
초류빈은 담담히 웃으며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승낙해 주시겠소?"
여봉선은 가벼운 탄식을 토하며 역시 담담하게 대꾸했다.
"아직 나는 거절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 내지 못했소. 당신은 이 기회를 빌어서 속히 말해 보시오!"
초류빈은 헛기침을 몇 차례 하더니 매우 침중한 표정으로 천천히 말했다.
"만약에 당신이 이 년 전에 낭천을 만났다면 설사 내가 당신에게 부탁을 하지 않았다고 해도 당신은 아마 그의 손에 패하고 말았을 것이오."
여봉선은 침묵을 지켰다. 그의 이러한 침묵이 묵인인지 아니면 항의인지에 대해선 알 수가 없었다. 침묵으로써 항의를 표시하는 것도 그리 쉬운 것은 아니다.
초류빈이 다시 입을 열었다.
"당신이 만약 이 년 전에 그를 만났다면 지금의 낭천이 이 년 전의 낭천과 완전히 다르다는 것을 한눈에 알았을 것이오."
"짧은 이 년 사이에 어떻게 해서 그가 그렇게 변했소?"
초류빈은 장탄식을 터뜨렸다.
"그것은 불행하게도 사람을 잘못 만났기 때문이오."
"여자요?"
"물론 여자요. 모르긴 해도 남자로 하여금 변화를 일으키게 할 수 있는 것은 여자뿐일 것이오."
여봉선은 냉랭히 웃었다.
"그는 변한 것이 아니라 타락한 것입니다. 한 남자가 여자로 인하여 타락했다면 그 사람은 동정받을 가치가 없을 뿐 아니라 우둔하기 비할 데 없는 사람이라고 비웃어도 무방할 것이오."
초류빈은 씁쓰레한 미소를 머금고 고개를 끄덕거렸다.
"당신의 말이 맞을 수도 있소. 당신은 아직 그러한 여자를 만나지 못했으니까."
여봉선은 눈이 휘둥그레졌다.
"만약 내가 그러한 여자를 만났다면 어떻게 된다는 것이오?"
"만약 그러한 여자를 만났다면 어쩌면 낭천과 같이 변했을지도 모르는 일이오."
여봉선은 호탕하게 웃었다.
"하하하...당신은 내가 여자를 전혀 경험해 보지 못한 풋내기라고 생각하는 모양이구려."
"당신은 각양각색의 여자들을 경험해 보았겠지...하지만 그녀는 ...그녀는 다른 여자와는 절대적으로 다르다고 할 수가 있소."
"어떻게 다르다는 것이오?"
초류빈은 옛날을 회상하듯 가벼운 한숨을 내뿜으며 시선을 허공으로 옮겼다.
"그녀는 평범한 사람이 아니오. 사람들은 모두들 그녀를 매우 훌륭하게만 형용했소. 언뜻 보기엔 선녀와도 같이 곱고 아름답지만 사실상으로 그녀는 남자들을 지옥의 구렁텅이로 끌어들이는 마녀요!"
여봉선은 미간을 찌푸린 채 잠시 생각에 잠겨 있더니 입을 열었다.
"나는 당신이 누구를 말하고 있는지 알았소."
"아는 것이 당연지사요. 세상엔 그러한 여자는 하나니까. 그것이 천만다행이오. 만약 그렇지 않았다면 세상의 남자들은 대부분 살아 남지 못할 테니까."
여봉선이 탄식을 터뜨렸다.
"천하에서 최고로 아름다왔던 미녀에 대한 전설은 이미 많이 들었소."
초류빈은 자신의 손가락 끝을 내려다보면서 천천히 말했다.
"하지만 낭천은 지금 어느 정도 정신을 회복했소. 나는 그가 계속해서 지옥으로 깊이 빠져 들어가는 것을 보고 있을 수만은 없었소. 그래서....."
여봉선은 급히 다그쳤다.
"그래서 나더러 그 여자를 죽이라는 것이오?"
초류빈은 담담한 표정으로 말했다.
"나는 낭천이 영원히 그녀와 헤어졌으면 하고 바랄 뿐이오. 낭천은 그녀만 보았다 하면 자신을 억제하지 못하기 때문이오."
여봉선은 매우 난처해 하며 한참 동안이나 입을 열지 못하더니 서서히 입을 열었다.
"당신 혼자서도 능히 손을 쓸 수가 있지 않소!"
초류빈은 침울한 표정으로 고개를 흔들었다.
"하지만 나는 그렇게 할 수 없소."
"그 이유가 대체 무엇이오?"
초류빈의 표정은 처참해졌다.
"만약에 내가 그녀를 죽였다는 것을 낭천이 안다면 그는 평생토록 나를 증오할 것이기 때문이오."
"그는 당신이 그녀를 죽인 것이 결국 그 자신을 위한 것이라는 걸 알아야 할 것이 아니오?"
초류빈은 처량하게 웃었다
"흠...제아무리 총명한 사람이라도 그녀와 같은 마녀에게 빠졌을 때는 모두 바보가 되기 마련이오."
여봉선은 손가락으로 자신의 턱을 가볍게 톡 치더니 초류빈을 똑바로 응시했다.
"당신은 어째서 다른 사람에게 부탁하지 않고 나에게 부탁하는 것이오?"
"다른 사람들은 내가 보기에 그녀를 죽일 수 있는 힘을 지니고 있다고 하더라도 그녀를 일단 보기만 하면 손을 쓰지 못할 것으로 보았기 때문이오. 그리고....."
여기까지 말한 그는 천천히 고개를 들어 여봉선을 똑바로 바라보면서 말을 이었다.
"그리고 내가 꼭 부탁할 수 있는 사람을 아직까지 찾지 못했기 때문이었소."
순간 두 사람의 시선이 마주치자 여봉선은 자신의 몸 구석구석에 따스함이 깃드는 것을 느꼈다. 또한 그는 초류빈의 눈에서 고통과 고독함을 읽을 수가 있었다.
그것은 영웅만이 가질 수 있는 고통과 비애라고 생각했다. 또한 영웅만이 그러한 고통이 얼마나 처참한 것이며 그러한 비통이 얼마나 깊은 것인지 알 수 있다고 생각했다.
여봉선은 마침내 입을 열었다.
"그녀는 지금 어디에 있소?"
여봉선은 자신이 결코 초류빈의 부탁을 거절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초류빈은 여봉선이 승낙한 것으로 알고 선뜻 입을 열었다.
"설영령은 그가 어디에 있는지 알고 있소. 다만....."
설영령은 기절한 지 이미 오래 되었지만 아직도 깨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잠시 말을 멈춘 초류빈은 그녀를 한 번 내려다보더니 천천히 말을 이었다.
"당신이 설영령을 데리고 가기엔 그리 쉽지 않을 것이오."
여봉선은 가벼운 미소를 띠고 자신있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그 점에 대해선 염려하지 마시오. 나에게 다 방법이 있으니까....."
낭천이 깨어났을 때 초류빈은 이미 잠든 후였다. 초류빈은 잠들어 있으면서도 쉬지 않고 기침을 했다. 평상시 기침이 심할 때는 전신이 극심한 고통으로 심한 경련까지 일으키곤 했다.
밖에서는 창문을 통해 비스듬히 햇빛을 보내고 있었다. 그제야 낭천은 초류빈의 머리가 백발이 되고 얼굴에는 많은 주름살이 늘었다는 것을 발견했다. 하지만 그의 두 눈만은 아직도 젊은 사람 못지 않게 빛나고 있었다.
낭천은 초류빈이 매우 초췌하고 창노해 보였을 뿐만 아니라 몹시 쇠약해졌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또한 그의 옷도 오랜 세월을 두고 입었기 때문에 더럽고 낡아서 비할 데없이 남루했다.
이렇게 쇠약해진 몸에 천하에 비할 수 없이 강인한 의지와 고상한 인격 그리고 위대한 염원이 깃들어 있으리라고 그 누가 생각이나 했겠는가.
낭천은 똑바로 그를 내려다보면서 쉴새없이 뜨거운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초류빈은 살아 있는 동안 고통스런 가시밭길을 걸어온 것이다. 그는 온갖 고통과 시름 그리고 시련을 도맡아 진 사나이였다. 하지만 그는 지칠 줄 몰랐고 생명이란 냉혹하고 어두운 것이라는 것도 생각하지 않았다. 그것은 그 자신이 온화하고 밝기 때문이다.
초류빈, 그는 다른 사람들에게는 무한한 쾌락을 안겨다 주면서도 그 자신은 고통의 구렁텅이에서 좀처럼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낭천의 뜨거운 눈물이 초류빈의 얼굴에 떨어져 흘러내렸다.
초류빈은 깊은 잠에 빠진 채 아무런 감각도 느끼지 못하고 있었다.
잠!
이것은 초류빈에게 있어서 매우 사치스러운 존재였었다.
낭천은 급히 돌아가고 싶긴 했지만 도저히 초류빈을 깨울 수 없어서 조심스럽게 문을 열고 밖으로 나왔다.
햇빛은 지붕을 매우 따스하게 비추고 있고 어젯밤 이곳에 묵었던 사람들은 이미 모두 떠나고 마당은 매우 조용했다. 있는 것이라곤 마당 한구석에 우두커니 서 있는 오동나무 한 그루뿐이었다. 그것은 소슬한 가을바람에 밤새껏 시달렸지만 그래도 아랑곳하지 않고 꼿꼿하게 서 있었다.
낭천은 문득 초류빈이 그 오동나무와 같다고 생각했다. 이제 가을이 곧 가고 이어 살을 에이는 듯한 눈보라의 동장군이 찾아들 것을 알면서도 마지막 극한상황에까지 처하지 않는 이상 절대로 굴하지 않는 오동나무.
낭천은 저절로 장탄식이 터져나옴을 어쩔 수 없었다. 그는 서서히 발걸음을 옮겨 마당을 지났다. 오동잎도 하나씩 둘씩 떨어지고 있었다.
난로가 지금 그 위력을 발하고 있어 두부국이 보는 이로 하여금 군침을 삼키게끔 맛있게 끓고 있었다.
낭천은 그 국을 한 그릇 떠서 천천히 마셨다. 그의 음식을 먹는 속도는 매우 느렸다. 누구나 마찬가지겠지만 사람은 배가 부르면 전신이 활기로 가득 채워지는 것이다. 그럴 때면 기분이 매우 상쾌했다.
이른 새벽에 자리에서 일어나 한참 일을 하고 난 점원은 겨우 한가한 시간이 되었다. 그는 난롯가에 앉아 술잔을 기울이고 있었다. 마시는 술은 따뜻했고 안주라곤 손님이 먹다 남긴 찌꺼기였지만 그의 표정은 매우 밝았다. 마치 진수성찬을 들고 있는 것 같았다.
그는 자신의 생활에 대해서 몹시 만족해 하는 표정이었다. 이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사람은 자신의 처지나 형편에 만족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그는 한창 행복감에 젖어 술잔을 비우고 있는 점원이 매우 부러워 그와 같이 술을 나누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그런 충동을 애써 억제했다.
그는 지금 그녀를 막연히 기다리고 있었다
'어쩌면 오늘 그녀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생각한 그는 그녀에게 자신의 입에서 술냄새가 풍기는 것을 느끼게 하고 싶지 않았다.
이 세상의 사람들은 대부분이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을 위해 살아간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어떤 사람은 사랑하는 이를 위해서 살고 또 어떤 사람은 자신이 증오하고 저주하는 사람을 위해 살기도 한다.
이 두 가지의 사람은 공통점이 하나 있다. 그것은 그들 모두 그 나름대로 고통이 있다는 것이다. 정말로 쾌락을 즐기고 있는 사람은 이 세상에서 그리 흔하지 않을 것이다.
이때 바람은 매우 강했고 흙과 먼지가 뒤범벅이 되어 마구 휘날리고 있어서 길에는 행인들이 매우 적었다.
낭천이 고개를 들어 밖으로 시선을 돌렸을 때는 마침 두 명의 행인이 지나가고 있었다. 그들의 걷는 속도는 매우 느렸다. 하지만 급한 일이 있는 모양으로 고개를 떨군 채 앞으로 전진하고 있었다.
앞의 사람은 몸이 약간 구부러진 백발의 노인이었고 빛바랜 남색장삼을 걸치고 있었다. 또한 그의 오른손에 기다란 죽장이 들려져 있었다. 그의 뒤에는 어여쁜 한 낭자가 묵묵히 따르고 있었는데 눈이 매우 크고 그윽했으며 길고 윤기가 흐르는 머리엔 두 개의 댕기를 들이고 있었다.
낭천은 한눈에 그들이 이 년 전에 만난 적이 있는 설서선생과 그의 손녀라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는 이 두 사람의 성이 모두 손씨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이들 두 행인은 낭천을 보지 못하고 문앞을 스쳐 지나갔다. 만약 그들이 낭천을 발견했더라면 모든 일이 완전히 달라졌을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낭천이 손에 든 두부국을 다 마신 후 고개를 들었을 때 또다른 한 사람이 지나고 있었다. 이 사람은 몸집이 매우 우람했고 황색장포에 삿갓을 눌러쓰고 있었다. 그는 특히 걸음걸이가 특이했고 매우 조급해 하는 모습이었다.
순간, 낭천의 가슴이 심하게 요동치기 시작했다.
형무명. 황색장포를 입고 지나고 있는 그 사람은 바로 형무명이었다. 그는 앞서 지나간 설서선생 조손의 뒤를 추격하고 있는 모양으로 앞만 똑바로 바라보며 황급히 지나고 있었다.
낭천은 그의 허리에 매달린 검을 보았다. 하지만 헝겊에 싸매져 있는 팔은 보지 못했다. 낭천은 그 검을 응시한 채 시선을 돌릴 줄 몰랐다. 그 검이 바로 낭천 그에게 첫 번째로 패배의 고배를 맛보게 한 것이었다.
낭천은 그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두 주먹을 불끈 쥐고 있었다. 이로 인해 장심에 난 상처가 다시 터지면서 검붉은 선혈이 흘러내렸다. 그 고통은 손에서 가슴까지 전해졌고 전신의 근육이 일제히 긴장하기 시작했다.
낭천. 그는 형무명의 부러진 팔을 잊고 있었다. 그는 언제나 형무명과 다시 한번 우열을 가릴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갈망하며 그 외엔 아무것도 염두에 두지 못했었다.
이윽고 낭천은 자리에서 일어나 양 손을 더욱 단단히 주먹을 쥐었다. 고통이 더욱 심하게 가슴을 파고들었다. 이 고통이 심해지면 심해질수록 그의 감각은 더욱 예민해졌다.
문가의 난로에서 열을 받으며 술을 마시고 있던 점원은 갑자기 무형의 추위가 엄습해 오는 것을 느끼고 고개를 돌려 낭천을 쳐다보았다.
이때, 낭천의 두 눈은 용광로같이 뜨거운 열기로 이글거리고 있었다. 점원은 놀라 수중의 술잔을 떨어뜨리고 말았다. 하지만 술잔이 땅바닥에 떨어진 후 들려야 할 소리가 전혀 들리지 않았다.
점원이 들었던 술잔은 땅에 떨어진 것이 아니고 어느 새 낭천의 손에 들려져 있는 것이 아닌가.
다음 순간, 점원은 그 자리에 쓰러져 정신을 잃고 말았다.
낭천은 수중에 들려 있는 술잔을 상 위에다 놓더니 한 잔을 따라 단숨에 들이켰다. 순간, 그의 가슴 한구석에서 용기가 솟구쳤다.
바로 그때, 문 앞으로 또 한 사람이 지나고 있었다. 그도 황색장삼을 입었고 삿갓을 깊이 눌러쓰고 또한 걸음걸이가 특이해 앞서의 형무명과 몹시 흡사했다. 삿갓에 가리워진 창백한 얼굴은 마치 석회로 조각된 조각품 같았다.
상관비.
낭천은 상관비에 대해서 잘 알지 못했다. 하지만 그가 형무명과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단번에 알 수 있었다.
상관비의 몸집은 형무명보다 작지만 형무명보다 젊어 보였다. 그러나 그의 냉혹한 표정과 걷는 모양은 형무명과 똑같아 마치 형제같았다. 상관비, 그는 형무명의 뒤를 쫓고 있는 것일까? 만약 그것이 정말이라면 그 이유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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