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6월 28일 목요일

[무협] 강호무정 제15장 새 출발(出發) - 검궁인





제15장 새 출발(出發)



장강으로 흘러드는 작은 지류 소상천(蘇上川)은 매화림(梅花林)이 있는 작은 동산을 굽이 돌아 흐른다.

매화림 깊숙한 곳에 한 채의 오두막집이 있다. 오두막집의 원래 주인은 ㅈ은 어부와 아름다운 그의 아내였다. 그러나 지금은 어부는 죽고 혼자 몸이 된 그의 아내만 살고 있었다.

인간이란 참으로 이상한 동물이다.

스스로 삶에 회의를 느껴 죽기를 결심한 사람도 타인의 죽음을 목전에 두고는 그의 죽음을 어떻게든 막아보려고 발버둥을 치게 되는 것이다.

환사금은 꼬박 칠 주야 간을 한잠도 자지 못했다. 그녀는 물에 빠져 죽으려고 장강에 나갔다가 죽기는커녕 도리어 사경(死境)에 처한 한 명의 소년을 안고 집으로 돌아왔다.

소년은 너무나 극심한 상처를 입고 있었다. 환사금은 세상에 태어난 이래 이렇게 비참한 인간의 몸을 본 적이 없었다.

천하의 명의라 할지라도 살릴 수 없을 정도로 소년은 중상을 입고 있었다.

그러나 환사금은 생애의 마지막 희망을 이 소년에게 걸기로 했다.

그녀는 의술을 알지 못했다. 그리고 어떤 약을 써야 할 지도 알지 못했다. 다만 그녀가 할 수 있는 것은 하늘도 감동시킬 정도의 정성뿐이었다.

그녀는 칠 주야 간을 한잠도 자지 않고 소년의 곁에서 간병을 했다. 그리고.......

마침내 팔 일째 되는 날 소년은 눈을 떴다.

"당신은...... 누구요......?"

그 말을 하고 소년은 다시 정신을 잃었다. 하지만 환사금은 너무나 기뻤다. 어쨌든 정신이 돌아온 것만으로도 죽은 어부 남편이 살아 돌아온 것 만큼이나 그녀를 기쁘게 했다.

환사금은 묘한 여인이었다.

그녀는 수없이 망가지고 부서지고 더럽혀졌으되 여전히 미태를 간직하고 있었으며, 그녀의 영혼은 여전히 순결을 간직하고 있었다.

그녀의 미모는 선천적인 것으로 누가 보아도 찬탄을 금치 못할 정도로 아름다왔다. 성숙미가 물씬 풍기는 몸매는 남자라면 누구나 침을 살킬 정도로 난숙해 보였다.

그녀는 콧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한 평밖에 되지 않는 주방에서 향기로운 어죽(漁粥)이 끓고 있었다. 그것은 의식을 되찾은 소년을 위한 것이었다.

매실(梅實)을 넣고 삼(參)도 넣었으며, 연못에 기르던 잉어도 잡아 넣었다.

'이 죽을 마시면 금세 기운을 차릴 거야.'

그녀는 죽을 저으며 내심 기도하듯 그렇게 중얼거리고 있었다.



"......."

백리진강은 멍하니 여인을 보고 있었다.

그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회복되고 있었다. 전신에 나있던 상처도 거의 아물어 가고 있는 중이었다.

다만 내상(內傷)이 완치되지 않아 진기를 자유롭게 유통시키지 못할 뿐이었다. 그는 자신이 살아난 것은 모두가 여인의 덕분이라고 생각했다.

새로 거듭난 인생이었다. 그의 마음은 흔들리고 있었다.

피비린내 나는 삶.......

만일 장강에서 죽었다면 복수든 원한이든 끝이 났을 것이다. 그러니 지금 그에게 새롭게 주어진 삶은 완전히 여분의 것이었다.

저 여인은.......

무엇이 저리도 즐거운지 언제나 콧노래를 부르고 있어.

방 안으로 들어서는 여인을 바라보는 백리진강의 눈은 부신듯이 좁혀지고 있었다.

과연 여인은 눈부실 만큼 아름다왔다. 비록 입고 있는 옷은 검박한 마의에 불과하였으나 눈처럼 흰 피부와 새하얀 얼굴은 볼 때마다 눈이 부셨다.

여인은 성숙해 보였으나 나이는 그다지 많지 않아 보였다. 또한 몸매는 난숙하기 그지없었다. 한줌밖에 안 되는 가는 허리와 그 아래로 이어지는 선은 요염한 느낌마저 주었다.

투박한 마의를 뚫고 나올 듯이 육감을 느끼게 하는 가슴이나 날렵한 허리, 둔부의 풍만한 느낌이 이따금 백리진강의 가슴을 뜨겁게 달구곤 했다.

"진강, 이걸 들어보세요. 전에 담그었던 매화주에요."

환사금은 자연스럽게 침상에 걸터 앉으며 술병을 내밀었다.

그녀의 팔뚝은 희었다. 얼음처럼 투명하게 느껴지는 팔뚝은 만지면 묻어날 듯 보드라와 보였다.

"......."

백리진강은 멍청하게 그녀의 목을 바라보고 있었다. 가느다란 목의 선은 학의 목처럼 우아했다.

그러나 그 아래로 솟아나 있는 젖가슴의 느낌은 자꾸만 그의 가슴을 달아오르게 하고 있었다.

두 사람은 매화림의 오두막집에서 자연스럽게 한 달여를 보내게 되었다. 그 사이에 두 사람은 쉽게 친숙해졌다.

환사금은 언제 죽기를 결심했던 여인이었나 싶게 명랑하게 변해 있었다.

그녀는 슬픔을 빨리 잊는 여인이었다.

새로운 삶을 맞이하게 된데 대해 그녀는 도리어 백리진강에게 감사하고 있었다.

그녀는 백리진강이 어떤 인물인지 알지 못했다. 또 묻지도 않았다. 백리진강을 바라보는 그녀의 시선은 곱고 다정하기만 했다.

그런 그녀의 순수함이 백리진강에게는 지극히 아늑하고 편안한 느낌을 주었다. 그는 더럽고 복잡한 세상사에 염증을 느끼고 있던 참이었다.

밤이면 환사금은 옥소를 분다. 그것은 어릴 적부터 그녀가 외로울 때마다 불던 것이다.

삘리리릴...... 삘리리......

그윽한 옥소음이 울릴 때마다 백리진강은 더욱 더 세상사를 잊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그런 가운데 그는 서서히 회복되어 가고 있었다.

그러나 백리진강은 갈등하고 있었다. 그는 몸이 완전히 회복된 후의 일에 대해 어떻게 해야 할 지를 결정짓지 못하고 있었다. 또다시 강호에 나가 피의 행각을 벌여야 할 지, 아니면 이대로 조용히 묻혀 살아야 될 지를 판단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 갈등은 강호에 대한 염증과 더불어 그에게 새 생명을 준 환사금이란 여인 때문이었다. 그는 처음으로 한 여인에 대해 사랑하는 마음을 느끼게 된 것이었다.

날이 갈수록 그는 환사금을 소유하고 싶은 욕망을 느꼈다. 그것은 단순한 육체적 욕망만은 아니었다. 그녀의 순수한 마음 때문이었다.

환사금은 참으로 신비한 면이 있는 여인이었다. 그녀에게서는 따스한 모성애(母性愛)가 느껴졌다. 상처입은 늑대같은 백리진강은 그녀의 곁에 있는 동안 아늑한 휴식을 느낄 수 있었다.

그녀의 곁에있기만 하면 편안한 느낌이 들었다. 원한도 복수도...... 환사금과 함께 있을 때는 아무 의미도 없는 것처럼 느껴졌다.

백리진강은 자신의 과거에 대해 낱낱이 이야기했다. 환사금은 그의 과거를 듣고 눈물을 흘렸다. 그리고 자신의 기구한 운명에 대해서도 숨김없이 고백했다.

실로 한 여인의 일생치고는 너무나도 불우한 인생이었다. 만일 보통 남자였다면 그녀의 파란만장한 과거사를 듣고 결코 그녀를 아름답게 볼 수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백리진강은 달랐다.

그는 환사금이 그보다 더한 인생유전(人生流轉)을 겪었다 할지라도 결코 그녀를 추하거나 더럽다고 느끼지 않았다. 그에게 있어 환사금은 영원히 순결한 여인으로 느껴지기만 했다.

사금, 당신은 천사요.

당신은 아무리 시궁창에 버려져 있어도 변함없이 빛을 발하는 진주(眞珠)같은 여인이오.

백리진강은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는 환사금을 껴안은 채 함께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두 사람의 마음은 하나로 합쳐지고 있었다.

달빛이 부서지는 밤이다.

창문을 통해 흘러드는 달빛은 은가루가 되어 오두막집의 방을 화려한 궁전으로 만들고 있었다.

"사금......."

백리진강은 환사금의 이름을 불렀다.

"네?"

환사금은 백리진강의 아물어가는 상처를 부드러운 천으로 닦아내다가 고개를 살풋 들었다. 백리진강은 그녀의 맑은 눈을 바라보았다.

"당신을...... 사랑해도 될까?"

"......."

환사금의 손이 멈추었다. 그녀는 약간 놀란 듯한 눈으로 백리진강을 바라 보았다. 아주 순수한 눈빛이었다. 그녀의 눈빛만 본다면 그녀가 많은 남자들을 겪었다는 것을 결코 믿을 수 없을 지경이었다.

"사금."

백리진강은 그녀의 손을 잡았다. 가는 손목이었다. 정맥이 비칠 정도의 가냘픈 손목을 잡으며 백리진강은 가슴이 더워지는 것을 느꼈다.

"만일 당신만 거부하지 않는다면 이곳에서 영원히 함께 하고 싶소."

"진강......."

환사금의 얼굴이 발그레하게 붉어졌다. 그녀는 고개를 떨구었다. 그 모습은 순결한 처녀의 모습 그대로였다.

"사금."

백리진강은 그녀를 끌어 안았다. 그러자 환사금의 몸이 그의 가슴으로 안겨 들었다. 백리진강은 강하게 그녀를 껴안았다. 그의 벗은 가슴팍에 환사금은 뺨을 대었다.

달빛이 두 남녀를 비추었다.

마침내 그들의 몸은 뜨겁게 달아올랐다. 백리진강은 그녀의 옷을 벗기기 시작했다. 더이상의 대화는 무의미했다. 그들은 하늘의 은총이 만들어준 달빛만으로도 족했던 것이다.

마침내 환사금의 희디 흰 나신이 달빛 아래 드러났다. 백리진강도 태초의 나신이 되었다.

그들의 나신이 침상 위에서 하나로 겹쳐지고 있었다.

"아아......."

환사금은 백리진강이 뜨겁게 밀어붙일 때마다 기쁨의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그녀는 자신이 처녀가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었으나 백리진강이 자신을 취하는 순간 새롭게 태어난다는 것을 느끼고 있었고, 사내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정착할 곳을 발견하고 있었다.

백리진강은 환사금의 풍요로운 가슴에 얼굴을 묻었다. 그는 처음으로 평온을 느끼며 온 몸이 타오르고 있었다.

환사금의 두 다리가 그의 허리를 감고 작으나 질긴 힘을 보냈을 때...... 그는 화려하게 폭발하고 있었다.

"진강, 너무 욕심 부릴 필요는 없어요. 우리 두 사람이 사는데 필요한 건 오직 사랑뿐이니까요."

백리진강은 떠나기 전 환사금의 가는 허리를 안고 뜨겁게 입을 맞춰 주었다.

그는 고기잡이를 시작한 것이다. 환사금의 전 남편도 어부였듯이, 그도 어부로 나선 것이다. 그물을 들고 집을 나서는 그에게 환사금은 굳이 많은 고기를 잡을 필요가 없다고 말하고 있었다.

그러나 백리진강은 어깨를 으쓱하며 이렇게 말하고 있었다.

"무슨 소리, 당신을 먹여살리려면 유능한 어부가 되어야 한다구."

그는 그물을 어깨에 걸치고 집을 나섰다. 그는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걸어가고 있었다. 그러다 문득 자신도 모르게 피식 웃음을 흘렸다.

내가 어부가 되다니.......

이 백색마인이 말이야.

그러나 그는 행복했다. 슬며시 고개를 돌리니 환사금이 언덕에 서서 그를 향해 손을 흔들어 주고 있었다.

그녀의 모습을 보는 순간 불현듯 한 가닥 두려움이 치밀어 올랐다.

만일 이 행복이.......

또다시 파괴된다면 나는 다시 살아갈 수 있을까.

백리진강은 언뜻 눈시울이 젖는 것을 느꼈다.

저 사랑스러운 아내와...... 장차 우리 사이에 아이가 태어난다면.......

그는 힘껏 손을 번쩍 들어 흔들며 외쳤다.

"사금! 빨리 돌아올께!"



장강 하류를 따라 샅샅이 수색을 하던 추성결은 서서히 지쳐가고 있었다. 그는 자신의 행동에 대해 점차 회의하고 있었던 것이다.

'벌써 한 달이 넘었다. 당시 놈의 상태로 보아 죽었을 가능성이 크다. 내가 공연한 헛수고를 하는 것이 아닐까?'

그러나 그는 강하게 고개를 흔들었다.

'아니다. 놈은 교활하고 끈질긴 놈이다. 시신을 발견하기 전에는 결코 죽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

그는 수하들에게 말했다.

'이 일대를 수소문한다! 최근에 낯선 작자가 살고 있거나 머물렀는지 알아 보아라! 발견 즉시 나에게 연락을 취하도록!"

홍무(洪武) 15년 7월 2일.

대륙(大陸)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었다. 

한 여름의 열기는 대륙 곳곳에 미치지 않는 곳이 없었다. 사람들은 더위에 지쳐 시원한 그늘을 찾거나 물가에 발을 담그며 땀을 식히는 계절이다.

무림은 이례적으로 평온을 유지하고 있었다. 그것은 무림맹을 공포에 떨게 하였던 백색마인이 장강 어귀에서 무림맹의 추적을 받고 장강십이신과 함께 동귀어진했다고 전해졌기 때문이기도 했다.

그는 그 이후 나타나지 않고 있었다.

백색마인을 죽인 공(功)은 강호사공자의 일원인 무당파의 후기지수 백유성에게 돌아갔다. 그로 인해 백유성의 이름은 더욱 크게 떨쳐졌다.

어쨌든 백색마인이 죽은 이후 무림은 다시 평온을 되찾았다. 다만 무더위가 기승을 부려 사람들을 짜증나게 할 뿐이었다.

그러나.......

또 하나의 혈풍영은 아직도 해결되지 않고 있었다. 그것은 한 여름이 깊어가는 지금 더욱 무서운 피비린내를 뿜어낼 징조를 보이고 있는 지도 몰랐다.

내향(內鄕).

하남(河南)과 호북(湖北)의 접경에 위치한 크지도 작지도 않은 시진이었다.

이곳에서 가장 유명한 것은 철주부(鐵柱府)다. 철주부란 이름이 붙은 이유는 그곳이 철주산(鐵柱山)기슭에 있기 때문이었다.

철주부의 젊은 주인은 무림인치고 모르는 사람이 없다.

백도제일검 백유성.

그가 바로 철주부의 젊은 주인인 것이다. 그런데 철주부는 한 달 전부터 요새화되고 있었다. 철주부의 주인은 한 달 전부터 이곳으로 돌아와 있었다.

그는 사방으로부터 날아드는 전서구를 받고 있었다.

백유성은 아직 무림맹의 특별조직을 이끌고 있었다. 그것은 그가 아직까지 상관중과 당수문을 살해한 흉수를 잡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그는 무슨 이유에서인지 서안(西安)에 설치했던 조직의 총본부를 자신의 본가(本家)인 철주부로 옮겼다.

요즘 매일같이 날아드는 전서구의 내용은 그를 흥분시키고 있었다.

- 흉수(凶手)로 보이는 자는 도합 사인입니다. 그들은 무당산(武當山)에 나타났다가 사라졌습니다.

- 흉수들은 다시 북상(北上)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수시로 변장을 하여 종적을 감추고 있지만 여전히 감시망을 완전히 벗어나지는 못했습니다. 계속 그들을 추적 중입니다.

- 흉수의 소재를 발견했습니다. 그들은 하남성으로 접어들고 있습니다.

- 흉수들의 이름이 밝혀졌습니다. 객점에서 그들의 대화를 엿들은 바, 그들의 이름은 장천림(蔣天林), 장하영(蔣河英), 조천백(朝天白), 석회림(石回林)입니다.

백유성은 차곡차곡 쌓이는 전서구를 모아두고 있었다. 그는 자신의 집무실에서 그동안 날아든 전서구들을 검토하고 있었다.

그는 눈살을 잔뜩 찌푸리고 있었다.

그 동안의 보고를 종합해 본다면 사인은 자신을 목표로 하고 있었다. 그들은 화산에서 북리웅풍을 찾지 못하자 일단 무당산으로 갔다.

그렇다면 그들이 노리는 대상은 너무나 분명했다. 바로 백유성 자신일 수밖에 없지 않은가.

백유성은 확실히 단정할 수 있었다. 사인이 노리는 것은 자신을 포함한 강호사공자 전원인 것이다. 그것은 화산에서 가짜 북리웅풍 행세를 한 부하의 보고로 미루어 볼 때도 분명한 것이었다.

백유성은 자신만만했다. 그는 자신을 노리는 자들의 정체를 파악한 이상 모든 계획을 세울 수가 있었다.

후후......! 이제 너희들을 죽이는 것은 시간문제일 뿐......!

백유성의 입가에는 차디찬 미소가 어리고 있었다.

그는 결코 서두들 생각은 없었다. 모든 것을 완벽하고 철두철미하게 마감할 생각이었다. 만에 하나, 실수한다면 도리어 그가 이제까지 쌓은 명예가 땅에 떨어지지 않겠는가.

두고 봐라. 완벽하게.......

이 백유성이 너희들의 숨통을 조여주마!

난정루(蘭庭樓).

그곳은 내향에서 하나밖에 없는 주루였다.

이곳에서 한 명의 사나이가 홀로 술을 마시고 있었다. 그는 마의를 입었으며 두 눈은 깊이 가라앉아 있었다.

나이는 그다지 많지 않아 보였다. 그는 병기도 휴대하지 않고 있었으나 무림고수라면 그가 절정의 무학을 익히고 있다는 것을 한 눈에 알 수 있으리라.

천인검객(天忍劍客).

그것은 과거 그의 명호였다. 그는 한 때 강호사공자 중에서 가장 걸출한 인물이라는 평을 들었다. 그러나 이제는 아득히 먼 옛일처럼 느껴지는 이름이었다.

그것은 그 자신이 스스로 이름을 버렸기 때문이었다.

그는 하나의 커다란 죄의식으로부터 달아나기 위하여 수년 간 폐관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근본적으로 그를 괴롭히는 죄의식으로부터는 완전히 해방될 수 없었다.

그는 화산 장문인으로부터 상관중과 당수문이 죽었다는 말을 들었을 때 큰 충격을 받았다. 그는 직감적으로 강호사공자에게 뻗치는 운명의 굴레를 눈치챈 것이었다.

그는 더이상 화산에 머물러 있지 못했다. 운명적인 느낌이 그로 하여금 강호로 내몬 것이었다. 그러나 무엇을 어떻게 하리라는 생각은 없었다. 그저 강호로 나온 것이었다.

강호에 나온 그는 마침 쫓기고 있던 장하영을 구했다. 그가 강호사공자 중 두 명을 죽인 흉수의 한 명이라는 사실이 잠시 그로 하여금 번민에 잠기게 했다.

그러나 결국 그는 장하영을 구했다. 그것이 자신이 저지를 죄의 만분지 일이라도 갚는 길이라면 그래야 한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그 이후 그는 강호를 떠돌면서 죄의식에서 벗어나기 위해 무진 애를 썼다. 화산을 떠난 그가 곧바로 무림맹으로 가지 않은 것도 그 때문이었다. 그러나 여전히 죄의식은 하나의 굴레처럼 그의 뇌리를 떠나지 않고 있었다.

"......."

지금 그는 술잔을 놓고 술잔 속을 들여다 보고 있었다. 술잔 속에 떠오르는 아득히 먼 과거의 일.......

공포에 질린 한 아름다운 소녀의 고통스러운 얼굴이 술잔 속에 떠올라 있었다.

'아아......!'

천인검객 북리웅풍은 내심 비탄의 한숨을 내쉬었다. 천만 번을 후회해도 돌이킬 수 없는 일이었다.

당시 그는 술에 만취해 있었다. 강호사공자의 다른 삼공자와 함께 만나 담론을 즐기다 지나치게 과음을 한 것이었다. 당시 그는 난생 처음으로 자신을 잃어버릴 지경으로 취했다.

그가 술에서 깨어났을 때는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일이 저질러진 후였다.

시녀로 보이는 한 소녀가 싸늘한 시신이 된 채 방 안에 뒹굴고 있었다. 그뿐 아니라 또 한 명의 청순한 소녀가 전라의 모습으로 기절해 있었다.

놀랍게도 그녀는 사공자로부터 번갈아가며 능욕을 당한 것이었다.

술에서 깨어난 사공자는 그같은 사실에 크게 놀랐다. 그러나 이미 일은 벌어져 있었다. 만일 그 사실이 무림에 흘러나간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 것인가?

두 말할 것도 없이 명문 출신인 강호사공자는 씻을 수 없는 오명(汚名)을 쓴 채 사문은 물론 정파무림에서 영원히 제명(除名)될 것이다.

너무도 큰 일을 저지른 사공자가 한동안 멍해져 있을 때 당수문이 나섰다. 그는 독한 마음으로 살아남은 소녀를 죽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소녀의 입을 막음으로써 비밀을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당시 북리웅풍은 당수문을 막았다. 그는 자신이 직접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그가 나선 이유는 죄없는 소녀를 죽여서는 안 된다는 양심의 소리 때문이었다. 그는 소녀를 집으로 돌려보낼 생각이었다.

그러나 그는 두려움이 치밀었다. 소녀는 자신들의 얼굴을 알고 있었다. 그녀의 입을 통해 강호사공자가 이런 추행을 했다는 사실이 강호에 퍼진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 것인가?

그것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다. 자신의 파멸은 물론 화산파의 명예에도 먹칠을 하는 결과가 빚어질 것이 아닌가? 그는 망설였다. 잠시 그녀를 죽일까도 생각해 보았다.

그러나 천인검객의 양심은 도저히 그녀를 죽일 수 없게 만들었다. 소녀를 안고 달리던 그는 마침 장강의 도선장을 출발하려던 한 척의 선박을 발견했다.

그는 결심을 굳히고 그 선박에 소녀를 태워 버렸다. 그러나 어찌 알았으랴! 그 선박은 일종의 노예선(奴隸船)이었던 것이다.

물론 그는 그 배가 노예선이라는 것을 알지 못했다. 다만 멀리 떠나는 선박을 통해 소녀가 어딘가로 가서 새로운 삶을 살 수 있기를 희망했을 뿐이었다.

천인검객 북리웅풍의 고통은 그때부터 시작되었다. 그는 화산으로 돌아온 후에도 그 날의 악몽을 도통 뇌리에서 지울 수가 없었다.

생애 처음으로 저지른 엄청난 실수였다. 대체 어떻게 그런 일이 일어날 수 있단 말인가? 아무리 술에 취했다고 해도 그것은 돌이킬 수 없는 과오였다.

마침내 그는 자책에 휩싸여 모든 것을 버리고 폐관에 들어가 버렸다.

그리고 수년 간 흘렀지만....... 그래도 고통과 죄의식은 조금도 지워지지 않았다.

그 한 번의 실수로 그는 인생에서 활기와 희망을 잃어버린 것이다. 물론 천인검객이라는 미명도 의미를 상실하게 되었다. 뿐만 아니라 당대제일의 후기지수라는 칭호조차 싫어졌다.

"......."

북리웅풍은 여전히 멍한 표정으로 술잔 속을 들여다 보고 있었다. 술을 시켜놓고 한 잔도 마시지 않은 채 술잔을 바라보는 그를 사람들은 이상하게 생각했다.

그러나 그의 기도가 워낙 뛰어나 아무도 감히 그를 건드리지 않을 뿐이었다. 주루의 자리에 혼자 앉은 채 북리웅풍은 회한에 젖어 있었다.

'아아! 단 한 번의 실수....... 그 일은 날 지옥에 빠지게 했다.'

그는 마음 속으로 한탄을 거듭하고 있었다. 이때였다.

문득 계단으로부터 발자국 소리가 울려왔다. 여러 명의 사람들이 올라오는 소리였다.

북리웅풍은 비로소 생각을 중단하고 고개를 들다가 흠칫하는 표정을 지었다.

그들은 중이었다.

그러나 그가 놀란 것은 중년의 승려들을 대동한 채 올라오고 있는 한 명의 노승 때문이었다.

'소림의 각현대사와 나한승들이......?'

북리웅풍은 급히 고개를 숙여 버렸다. 소림의 중들이 자신을 알아 볼까봐 두려웠던 것이다.

그는 그들이 왜 이곳에 나타났는지 대강 짐작할 수 있었다. 그들은 근처에 있는 철주부에 들른 것이었다.



콧노래를 부르며 음식을 장만하고 있던 환사금은 새로운 인생에 대해 너무도 큰 행복감을 느끼고 있었다.

이틀 후면 두 번째 어부 남편인 백리진강이 고기잡이에서 돌아오게 된다. 그동안 그녀는 남편을 위해 부지런히 맛있는 요리를 하고 있었다.

그러나 어찌 알았으랴?

지금 이 순간 또다른 엄청난 불행(不幸)의 먹구름이 그녀를 향해 다가오고 있다는 것을.

그 시각 오두막집으로 향하는 매화림 사이로 다섯 명의 사나이들이 다가오고 있었던 것이다.

한 명은 금의를 입은 청년이었으며 다른 네 명은 험악하게 생긴 장년인들이었다. 그들은 매화림 주위를 날카로운 눈으로 훑어보고 있었다.

허리에 금도(金刀)를 찬 청년은 전면을 바라보며 중얼거리고 있었다.

"내 생각이 맞았다. 놈은 아직 살아 있었다. 만일 쉽게 포기했더라면 백색마인의 피바람은 또다시 중원을 어지럽혔을 것이다. 후후후! 하지만 이젠 끝이다."

그는 자신의 뒤를 따르고 있는 수하들에게 차갑게 말했다.

"놈이 고기잡이 나갔다는 것은 확인했겠지?"

"물론입니다. 마을의 아낙네들에게 몇 번이고 확인했습니다."

이마에 섬뜩한 칼자국이 나 있는 자가 자신있게 대답했다.

"좋아. 너희들은 그 계집에게 놈의 상세를 알아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확실히 일을 추진해야 한다. 무슨 수를 쓰던 그건 상관않겠다."

그 말에 네 명의 장한은 입가에 징그러운 웃음을 흘리고 있었다. 무슨 일을 상상하는지 그들의 눈동자에는 광기에 가까운 빛이 떠오르고 있었다.

흐흐흐....... 염려마십시오. 대인(大人).......

그런 일은 우리들이 전문가니 말이오.

그들은 이렇게 말하고 있는 것 같았다.

환사금은 솥뚜껑을 여느라 상체를 숙이고 있었다. 그러자니 자연 탐스러운 그녀의 둔부가 쳐들리게 되었다. 그때였다.

"흐흐흐! 제법 쓸만한 엉덩이군!"

"......!"

환사금은 느닷없이 들려온 음침한 웃음소리에 놀라 그만 솥뚜껑을 놓쳤다.

땅!

쇳소리가 울렸으나 그녀는 솥뚜껑을 집을 엄두도 내지 못하고 돌아서면서 떨리는 음성으로 물었다.

"누...... 누구세요?"

"누구긴 누구야 ? 네 낭군님들이지."

음침하고 징그러운 음성은 환사금의 전신에 소름이 돋게 했다. 그녀는 주방의 입구를 가로막고 있는 네 명의 험상궂은 사나이들을 보게 되었다.

그들의 얼굴에는 칼자국이 얽혀 있고 눈에는 온통 탐욕과 잔혹성이 이글거리고 있었다. 환사금은 심금이 떨리는 것을 느꼈다.

"어...... 어떻게 오셨나요?"

그녀가 부르르 떨리는 음성으로 묻자 네 명 중 한 사나이가 안으로 성큼성큼 들어왔다.

"어떻게 왔느냐고? 몰라서 묻느냐?"

짜악!

흰 빛이 번뜩하는 순간 환사금은 처절한 비명을 지르며 부엌에 넘어졌다. 사나이가 다짜고짜로 그녀의 뺨을 친 것이었다.

그녀가 엎어진 곳은 부뚜막이 있는 곳이었다. 그녀의 상체가 그곳에 엎어지자 사나이는 징그러운 웃음을 흘리며 뒤로 다가왔다.

부욱! 북!

날카로운 소리와 함께 그는 환사금의 치마를 잡아 당겼다. 그러자 치마는 여지없이 뜯겨져 나가고 눈부시게 흰 종아리가 드러나고 말았다.

"아악! 무, 무슨 짓이에요!"

"크크! 무슨 짓이냐고? 두고 보면 안다."

사나이는 징그러운 웃음을 흘리며 다시 손을 놀렸다.

부우욱!

하는 소리와 함께 속곳마저 갈기갈기 찢겨져 나갔다. 그러자 달덩이처럼 하얀 환사금의 엉덩이가 환하게 노출되고 말았다. 부뚜막에 엎드린 채 둔부가 그대로 드러난 것이었다.

그 광경은 네 사나이들의 가슴에 불을 지른 셈이었다. 천성적으로 미인이며 타고난 비단결같은 피부를 지닌 환사금의 속살이 드러나자 네 사나이는 한결같이 음심(淫心)이 치솟은 것이었다.

"흐흐흐! 뜻밖에 괜찮은 계집이군!"

"흐흐......! 이거 횡재했는 걸?"

사나이들은 서로 마주 보며 침을 삼켰다. 그들의 눈은 욕정으로 이글거리며 환사금의 엉덩이를 노려보고 있었다.

"악! 제발...... 이러지 마세요!"

환사금은 처절하게 애원하며 일어서려 했다. 그러나 사나이가 그녀의 등을 누르고 있어 꼼짝도 할 수가 없었다.

"흐흐! 가만히 있어라, 너도 곧 극락에 오르는 맛을 보게 될 테니 말이다."

사나이는 음침하게 말하며 손으로 환사금의 둔부를 슬슬 쓰다듬었다. 환사금은 사나이의 손이 닿자 전신을 부르르 경련했다. 마치 차가운 뱀이 닿는 듯한 느낌이었던 것이다.

"제발...... 아악! 안 돼요!"

환사금은 비명을 질렀다. 사나이가 갑자기 그녀의 엉덩이를 들어 올렸던 것이다. 그녀는 본능적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지를 알게 되었다.

제발.......

제발 이러지들 마세요. 어떻게 얻은 행복인데.......

아아! 하늘이시여! 왜 또다시 저에게 이런 시련을 주시나요......?

환사금의 눈에는 절망의 눈물이 맺히고 있었다. 그녀는 사나이들이 어떤 짓을 저지르려는지, 그 일이 그녀의 생에 어떤 잔혹한 종말을 가져올지에 대해 알고 있었다.

"흐흐! 내가 먼저야. 자네들은 좀 기다리라구."

사나이의 음침한 소리가 들렸다. 이어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사나이가 자신의 하의를 끌러 내리는 소리였다.

"흐으윽! 제발......."

환사금은 오열했다. 갑자기 그녀의 입이 딱 벌어졌다.

무엇인가 딱딱한 것이 그녀의 깊숙한 곳으로 무지막지하게 파고 들어왔다. 전혀 준비가 안 된 그녀의 체내를 향해 사내가 우악스럽게 들어온 것이었다.

환사금은 전혀 무방비상태로 그의 모든 것을 받아 들여야 했다. 그것은 실로 엄청난 고통이었다. 이제껏 수없는 남자들을 겪었으면서도....... 그녀는 이토록 무자비한 경우는 당해본 적이 없었다.

"아악...... 악!"

그녀의 입에서 처절한 비명이 터져 나왔다. 그러나 사나이는 그녀의 머리채를 말고삐인 양 잡아당기면서 계속 밀어 붙이고 있었다.

그때마다 그녀는 지옥의 겁화를 능가하는 고통을 느껴야만 했다. 다리가 사나이의 손에 의해 억지로 벌려지고 상반신은 부뚜막에 짓눌린 상태였다.

그녀는 자신이 얼마나 수치스러운 자세로 당하고 있는지조차 느낄 겨를이 없었다. 너무나 큰 고통이 그녀를 지옥 속으로 몰아넣은 것이었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흐흐흐......! 제법 쓸만한 물건이군 그래."

사나이는 만족을 채운 듯 한참 후에야 떨어져 나갔다. 그러나 그것은 시작일 뿐이었다. 나머지 세 명의 사나이들이 차례로 그녀에게 달려 들었던 것이다.

더구나 그들의 행위는 그때마다 더욱 무자비했다. 환사금은 세상에 태어난 이래 이토록 굴욕적으로 당하기는 처음이었다. 그녀는 도저히 믿을 수가 없었다.

내가 왜......?

왜 이런 일을 당해야 하나요......?

그녀는 하늘을 원망하고 저주했다. 할 수만 있다면 하늘을 향해 피를 토하며 항의하고 싶었다.

그녀는 이제 눈물마저 말라 버렸다. 그녀의 손톱은 다 빠지고 있었다. 바닥을 수없이 긁었기 때문이었다. 머리칼도 사나이들의 손길에 반 이상 뽑혀져 나가고 말았다.

마침내 그녀는 혼절을 하고 말았다.



"놈의 상세는 거의 나았답니다."

사나이들은 매화림 한가운데 바위 위에 앉아 있는 금의청년에게 보고하고 있었다.

금의청년은 추성결이었다. 그는 보고를 받고 묵묵히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보고가 이어졌다.

"외상은 완쾌되었으나 아직 내상은 가라앉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런데......."

칼자국이 흉하게 나있는 사나이의 얼굴에 흉물스러운 웃음이 어렸다.

"그 계집은 임신을 하고 있었습니다."

"임신?"

추성결은 움찔했다. 그는 잠시 생각하다가 물었다.

"놈이 그 사실을 알고 있는가?"

칼자국 사나이는 고개를 끄덕였다.

"알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놈은 계집에게 푹 빠져 강호에 나설 생각을 포기하고 이곳에서 영원히 살 생각인 것 같습니다."

"뭣이?"

"흐흐! 하긴 그 정도 계집이라면 놈이 푹 빠질 만도 했습니다. 아무튼 흐흐! 기가 막힌 계집이었습니다. 대장님께서도 한 번 보시면 아마......"

"시끄럽다!"

추성결이 추상같이 호통치는 바람에 칼자국 사나이는 움찔하며 뒤로 물러났다.

그는 수하들이 백리진강의 여인에게 어떤 짓을 저질렀는지 능히 알 수 있었다. 수단방법을 가리지 말고 심문하라고 지시한 것이 자신이었으므로 그는 수하들을 나무랄 수도 없었다.

그러나 만일 여인이 임신중이라는 사실을 알았더라면 그런 지시를 내리지는 않았을 것이었다. 그러나 이미 늦은 일이었다.

'놈이 강호계에 나설 생각을 버린 것 같다고......?'

추성결은 잠시 고민에 잠겼다.

그는 임무 수행이라면 어떤 일이라도 불사하는 사나이였으나 그 말을 듣고는 갈등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추성결은 입술을 깨물었다. 결국 그는 독하게 마음먹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어쨌든 놈은 너무나 많은 살행을 저질렀다. 지금은 비록 강호에 나갈 뜻이 없다해도 언젠가 다시 나설 지도 모르지 않는가? 더욱이 놈은 소수마공을 익혔다. 가장 안전한 방법은 놈을 척살하는 것이다. 결코 마음이 약해져선 안 된다.'

그는 낮게 깔리는 음성으로 물었다.

"언제 돌아온다고 하더냐?"

수하 중 한 명이 공손히 대답했다.

"이틀 후입니다."

추성결은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다. 그럼 계획대로 추진하도록."

그러자 사나이들의 얼굴에 징그러운 웃음이 어렸다. 그들은 적어도 앞으로 이틀 동안에는 즐거운 일을 더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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